열정박샘 교단일기
학교 길고양이 입양 가는 날, 길고양이와의 공존 쉽지 않구나.
열정쌤즈
2022. 6. 13. 16: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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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교 근처에 길고양이가 삽니다.
시골이다 보니 학교 주변에 길고양이가 많습니다.
불쌍해서 배는 곪지 말라고 2년간 네 분의 교직원이 밥을 주었습니다. 고양이에 대해서는 아무 것도 모르는 사람이었습니다.
싫어하는 분이 계시기에 항상 미안해하면서도 그 길고양이 불쌍해 주었습니다.
평소 애완동물을 키울 생각이 없었던 저도
길고양이 덕분에 태어나자마자 쓰레기봉투에 유기된 코숏을 입양하여 키우게 되었답니다.
그런데 최근 들어 너무 싫어하시는 분이 계셔서 세 분의 교직원이 모두 밥을 주지 않았습니다.
그랬더니 이 길고양이가 배가 고파 학교 쓰레기봉투를 뜯고 저희가 퇴근 후 학교에 들어왔다고 합니다. 시골 학교에 근무를 하다보면 간혹 참새도 들어오고 알 수 없는 길고양이도 들어옵니다.
단톡방에서 난리가 났습니다.
길고양이가 학교 안으로 들어왔고, 위생상 너무 더럽다고요.
위생상 길고양이가 학교에 들어오면 더러울 수 있습니다.
그러나 "20일된 새끼고양이를 학교 바깥에 있는 창고에서 학교 밖으로 빼고, 밥이랑 물도 주지 말라"라는 말을 너무 아픕니다.
탄생의 축복이 없습니다.
단톡방 테러가 왜 힘든지 느낀 날입니다.
좋은 것이 좋다고 생각을 했었는데 좋은 것이 다 좋지 않았습니다.
이제는 상처 받는 말을 들으면 참지 않으려고 합니다.
좋은 것이 좋다고 그냥 넘어가지 않으려고 합니다.
그래서 관계를 정리하고 선을 지키려고 합니다.
보통의 편한 성격이다 보니 선을 넘어서 함부로 하는 사람도 생기는 것 같습니다.
동물농장에서는 청와대 흑임자도 나오는데이 곳은 왜 이럴까요?
함께 공존할 수는 없나요?
밥도 물도 주지 말라는 사람들이 있어서 입양을 생각해서 올렸습니다.
그 중에 길고양이 한 마리가 학교 밖에 있는 학교 창고에 새끼를 낳았습니다.
5마리를 낳았는데 그 중에 한 마리가 죽고 4마리가 살아남아서 태어난지 20일 정도 되었습니다.
학교 주변에 길고양이가 너무 많고, 먹이를 주는 것에도 한계가 있으며
(사실 싫다는 사람이 있는데 제 좋다고 줄 수 없었습니다. )
길고양이의 삶이 녹록하지 않아서 새끼를 입양보내기로 하였습니다.
종합유기견센터에 글을 올렸습니다.
아무도 연락이 없었습니다.
계보가 있는 품종묘도 아니고 길고양이다보니 입양이 쉽지 않습니다.
코리안 코숏의 입양, 좋은 집사를 만나는 것은 더욱 힘듭니다.
그러다 연락이 왔습니다.
더구나 같은 지역이셨습니다.
두 마리를 입양하고 싶다고 말입니다.
아직 이유식을 하지 않은 새끼여서 조금 더 기다려 달라고 부탁을 드렸습니다. 아직 어미의 모유를 먹어야했기 때문입니다.
그랬더니 어미도 입양을 하실 수 있다고 하셨습니다.
새끼 4마리도 함께 입양을 하시겠다고 했습니다.
턱순이에게도 꽃길이 펼쳐지기를 바랍니다.
요즘 동물학대로 길고양이 학대가 있을 수도 있기에 전화를 하면서 계속 여쭤보았습니다.
저는 입양을 해서 잘 키울 수 있는지 귀찮게 많이 확인을 했습니다.
생명의 소중함을 아시는 분께 학교 주변 길고양이를 보내고 싶었습니다.
전화를 하면서 좋으신 분인 것을 알게 되어서 입양을 시키기로 했습니다.
입양을 시키기 위해서 어미고양이와 새끼 4마리를 데리고 그 분의 퇴근 시간에 맞추어서 갔습니다.
처음 가본 농업기술센터 주차장 앞.
농업기술센터에 근무 중인 문**님을 만났습니다. 공무원이실 것이라고 상상을 못했습니다.
켄넬까지 준비를 하고 계셨습니다.
우리는 생명의 소중함을 몸소 실천하지 못하고 있으며 여유를 가지고 함께 공존하는 삶을 살고 있지 않습니다.
길고양이이기 때문에 무시해도 되고, 함부로 해도 된다고 생각을 하는 사람들도 많습니다.
좋아해 달라고 하지 않습니다. 싫어하지 말아달라고.
좋아하는 사람이 있는 반면 싫어하는 사람도 있을 수 있고 관심이 없는 사람도 있습니다.
다만 저는 길양이들이 하나의 개체로 생명으로 함께 공존을 할 수 있었으면 합니다. 죽이거나 학대를 하지 않았으면 합니다.
그런데 농업기술센터에 근무하시는 문**님은 따뜻한 마음으로 길고양이를 입양해주셨고,
생명의 소중함을 실천해주셔서 저와 저희반 아이들에게 동물생명교육을 보여주신 멋진 사례로 남았습니다.
따뜻한 마음을 가진 천사는 가까이에 있었습니다.
몰래 집에서 가져와 멸치를 가져다주던 6학년 아이들도,
캔과 사료를 주던 몇 명의 교직원을 대표해서 감사의 인사를 드립니다.
다행히 어미까지 입양을 하시겠다는 분이 계셔서 5마리가 어제 좋은 곳으로 입양을 갔습니다. 저희와 가까운 곳이고, 만나보니 정말 좋으신 분이였습니다. 다른 곳의 여자공무원이었습니다.
요즘 아침마다 학교 쓰레기봉투를 뜯는 삼순이를 볼 때마다 마음이 아픕니다.
밥을 줄 때는 학교 쓰레기봉투는 쳐다보지도 않았고 도둑고양이처럼 학교에 들어오지 않았는데....
얼마 전 새끼를 낳은 삼순이가 우리보다 더 좋은 분을 만났으면 합니다.
예전 영상을 보니 제가 이 길고양이로 인해서 마음의 평화를 얻고 있었는지도 모르겠습니다.
아직은 공존이 쉽지 않구나.
나보다 마음이 더 튼튼하고 강한 사람을 만나렴.
끝까지 밥을 주지 못해서 미안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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