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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냥 생각해 봤어요
이성인
오늘 학교에서
선생님이 우리들 희망을 물어 보시는데
아이들이 저마다
대통령
장군
과학자
사장
축구 선수
프로 야구 선수
하고 발표하는데
집에 오는 길에
벼논을 보면서 생각했어요.
일은 누가 하고
농사는 누가 지을까 하고
허수아빌 보면서
그냥 한 번 생각해 봤어요.
정해인
선생님이 밥을
남기지 말라고 하였다.
매운 국과 매운 오이를 먹었더니
입에서 불이 났다.
경북 경산 부림초 6학년 주동민
내 동생은 2학년
구구단을 못 외워서
내가 2학년 교실에 불려갔다.
2학년 아이들 보는데
내 동생 선생님이
"야, 니 동생 구구단 좀 외우게 해라"
나는 쥐구멍에 들어갈 듯
고개를 숙였다.
2학년 교실을 나와
동생에게
"야, 너 집에 가서 모르는 거 있으면 좀 물어봐"
동생은 한숨을 푸우 쉬고
교실에 들어갔다.
집에 가니 밖에서
동생이 생글생글 웃으며
놀고 있었다
나는 아무 말도 안 했다.
밥 먹고 자길래
이불을 덮어 주었다.
나는 구구단이 밉다.
박금옥
시 쓰기를 하는데
뒤에 선생님이 들어오셨다.
그때 갑자기 에취!
기침이 나왔다.
기침을 할 때
뿡!
방구가 나왔다.
어휴 선생님이 들었으면
어떡하노
그런데도 히히히
웃음이 나왔다.
학교는 뭘 할까
운동장은 뭘 할까
교실은 뭘 할까
내 책상 내 의자는 지금 뭘 할까
미끄럼틀 철봉은 서서 뭘 할까
선생님은 지금 어디서 뭘 하고
내 짝은 숙제 다 했을까
학교는 지금 뭘 할까
장내초 6학년 이태훈
풀기도 힘들고
짜증도 났지만
교육의 의무를 위해
하였다.
권혁두
둘째 시간이
약 20분 지났을 때부터
소변이 마려웠다.
1분 1초가
지루하게 느껴졌다.
선생님의 설명도 안 들리고
오직
시간이 빨리 가길 기다렸다.
땡땡땡
종이 울렸다.
나는 화장실로 급히 뛰어가
소변을 보았다.
무거운 짐을 내려놓은 것처럼
몸이 가벼웠다.
경북 울진 온정초등학교 4학년 권현석
한 문제 틀려서
쫘악 긋는 옆짝
내 가슴이 쭉
째지는 것 같다.
맞으면 내 가슴이
펄쩍 뛴다.
나는 틀리고
다른 아이가 맞으면
머리에서 뿔이 난다.
경산 부림초 6학년 이유찬
가슴이 덜컹덜컴
오줌이 마렵다.
얼굴이 자꾸
벌겋게 달아오른다.
시험 문제가 풀릴까 말까
약올린다.
다리가 떨리고
춥다.
눈은 옆 아이
시험지로 돌아간다.
자꾸 한숨이 나온다.
머리도 띵하다.
강원 동해 남호초 6학년 임지혜
내가
약봉지 꺼내다가
돈 천 원이 바닥에 떨어졌습니다.
우리 선생님이 가다가
꼭 밟고 서서 안 주십니다.
"선생님, 발 좀 치워 주세요."
"난 바깥 구경하는데 왜?"
있다가 변명하면서 주셨습니다.
꼭 애같이 장난하는 게 웃깁니다.
내 동생 같으면
꿀밤 한 대 꽁 때리고 싶습니다.
강원 동해 남호초 3학년 최주원
급식 먹으려고 하는데
난 아무 짓도 안 했는데
딴 애들 때문에 벌 받았다
너무 억울하고 분하다
자꾸 벌 받은 생각이 난다
선생님 몰래
선생님 한 번 째려보고
나는 밥 먹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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