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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가 제재인 좋은동시 모음 추천

 


계란찜


3학년 때 엄마가 아프셨다.
저녁을 먹을 때
엄마한테 계란찜 해 줘, 했다.
엄마는 아픈 몸을 이끌고
계란찜을 해 줬다.
그때 엄마가
“에구, 힘들다.” 하셨다.
나는 그때 일이 후회된다.

 


 

엄만
내가 왜 좋아?
 
-그냥…

넌 왜
엄마가 좋아?
 
-그냥…

 


 

내 맘 알게


오은영


나중에
딱 너 같은 고집쟁이 딸 나서
속 썩어 봐라
지금 내 맘 알거다

 

난 지금
엄마가 나만 한 아이 돼서
딱 엄마 같은
잔소리꾼 엄마 만나면 좋겠어
지금 내 맘 알게.

 


 

말이 안 통해

엄마, 토끼가 아픈가 봐요.
쪽지 시험은 100점 받았어?

 

아까부터 재채기를 해요.
숙제는 했니?

 

당근도 안 먹어요.
일기부터 써라!

 


 

부끄러운 것? 

박예분

아빠가 공장에 다닌다.
그걸 우리 엄마가 부끄러워하신다.
그것이, 그것이
부끄러운 걸까?

 


 

비싸다


우산 사려고
이마트에 갔다.

 

우리 엄마
우산을 이리저리 살피고
펼쳐도 보고

 

우리 엄마
드디어 가격을 확인한다.

 

우리 엄마
눈이 동그래진다.

 

“비싸다. 나중에 사자.”

 

이러다가 언제 살지...

 


 

성질이 급해

오은영

잔소리는
성질이 급하다

 

이제
책 읽어야지 생각하는데
 “책 좀 읽으렴.”

 

이제
텔레비전 그만 봐야지 생각하는데
 “텔레비전 좀 그만 보렴.”

 

이제
방 치워야지 생각하는데
 “방 좀 치우렴.”

 

꼭 한 걸음
앞서서 말한다

 

할 마음이
쥐구멍 속 생쥐처럼
나오려다
쏙 들어간다.

 


 

엄마는 대번 아세요

내 목소린지 아닌지,
엄마는 대번 아세요.

 

내 발 소린지 아닌지,
엄마는 대번 아세요.

 

내가 배가 고픈지 안 고픈지,
엄마는 대번 아세요.

 

내가 어디가 아픈지, 안 아픈지,
엄마는 대번 아세요.

 

내가 정말 자는지, 안 자는지,
엄마는 대번 아세요.

 


 

엄마 마음

오은영


똑같다

 

학교에서 풀 죽어 돌아오면
엄마는
 “친구들과 싸웠니?”
 “선생님한테 혼났니?”
내 얼굴만 살피고

 

모처럼 시골서 올라오신
외할머니는
 “눈 밑에 기미 꼈냐?”
 “입술이 왜 또 부르텄냐?”
엄마 얼굴만 살피고

 

외할머니 따라 뵈러 간
외증조할머니는
 “이제 돋뵈기 쓰남?”
 “염색 왜 안했남?”
외할머니 얼굴만 살핀다.

 


 

엄마의 런닝구

배한권(경산 부림초등 6학년)

작은 누나가 엄마보고
엄마 런닝구 다 떨어졌다.
한 개 사라 한다.
엄마는 옷 입으마 안 보인다고
떨어졌는 걸 그대로 입는다.

 

런닝구 구멍이 콩만 하게
뚫어져 있는 줄 알았는데
대지비만 하게 뚫어져 있다.
아버지는 그걸 보고
런닝구를 쭉쭉 쨌다.

 

엄마는
와 이카노.
너무 째마 걸레도 못 한다 한다.
엄마는 새 걸로 갈아 입고
째진 런닝구를 보시더니
두 번 더 입을 수 있을 낀데 한다.

 


 

엄마의 발

엄재희

우리 엄마는 발이 부르텄다.
꾸덕살이 떨어진다.
엄마는 논도 썰고
밭도 갈고
밭 매고
소죽도 끓인다.
일하러 갔다가 오면
그대로 누어 잔다.
발 씻으라 하면
싫다 한다.
나는 엄마의 발을 보면
눈물이 날라 한다.

 


 

어머니

남진원

사랑스런 것은
모두 모아
책가방에 싸 주시고, 

 

기쁨은 모두 모아
도시락에 넣어 주신다.

 

그래도 어머니는
허전하신가 봐.

 

뒷모습을 지켜보시는 그 마음
나도 알지.

 


 

엄마 목소리

이종택

아버지께
꾸지람 듣고
뒤안길에 나와서
몰래 운다.

 

어둠 속에서
가만히 내 이름 부르는
아, 엄마 목소리

 

대답을
할까
말까
울음이 더 난다.

 

가까운 풀 섶에선
풀벌레들도
섧게 섧게 운다.

 


 

엄마의 지갑에는

박예분

항상 두둑한 엄마 지갑
만날 돈 없다는 건 다 거짓말 같아.

엄마는 두꺼운 지갑을 열어 보며
혼자서 방긋 웃기도 하지

돈이 얼마나 많이 들었을까
나는 몹시 궁금해서 살짝 열어봤지

에계계
달랑 천 원짜리 두 장뿐이었어

대신 그 속에 어릴 적 내 사진이
활짝 웃고 있지 뭐야

거기에 할머니 할아버지
아빠랑 누나 사진까지 들어 있지 뭐야

 


 

 

  시를 낭송하면서 눈물나게 했던 이슬 학생의 '가장 받고 싶은 상'입니다.

 


  엄마가 제재인 시가 참 많습니다. 그만큼 우리에게 엄마는 소중하고 큰 존재가 아닐까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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