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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년 3월 8일(화), 14시 30분

"엄마, 나 목이 아파. 학원 안 가면 안돼?"
"집에서 쉬어라. 엄마가 조퇴를 맞고 병원에 가보자."

수업을 마치고 업무를 보려고 하는데 11살 아들에게 전화가 왔습니다. 목이 아파서 학원을 못 가겠다는 아들.
집도 이사하고 전학도 왔으며 학원도 바뀌어서 변화에 적응하는 것이 힘들었을 것 같았습니다.

아프다는 말에 걱정이 되었습니다.

어떻게 할까 고민을 하다가 내일이 선거날이기에 병원이 쉰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병원이 쉬면 어떤 것도 할 수 없지. 하는 수없이 조퇴를 신청했습니다.

"교감선생님, 아들이 아파서요. 조퇴를 사용하면 안될까요?"
"걱정 말고 빨리 가세요."

나이스에 복무를 올리고 학교 업무를 빨리빨리 마무리를 한 후에 학교에서 나왔습니다.
남편에게 전화를 했더니 혹시 아들이 코로나가 아니냐고 걱정을 합니다.

무슨 그런 걱정을 하는지.
저는 저희 집 쪽이 기관지가 약한 편이고 이맘 때쯤 편도가 잘 붓는 편이라 진단키트를 한 후에 음성이 나오면 바로 병원 진료를 받자고 했습니다.

집에 오자마자 아들에게 키트를 했습니다.
키트를 하고 15분을 기다리라고 하는데 바로 두 줄이 나오는 양성.
허걱!

놀란 마음을 달래며 보건소선별진료소로 갔습니다.

오후 4시가 넘어가는 시간이다 보니 선별진료소에 사람이 거의 없습니다.
키트가 양성인 것을 보여주고 선별진료소에서 역학조사서를 작성했습니다.

PCR 검사를 받고 나왔습니다.
조퇴를 받고 나오길 잘했습니다. 그렇지 않았으면 공휴일인 선거날 얼마나 마음을 졸였을지.
PCR 검사를 기다리자. 키트에 양성이 나오면 대부분 코로나 확진이라고 하던데.

반에서 밀접접촉이라는 문자가 왔는데 저는 제가 밀접접촉인 것만 생각을 했지 아들이 밀접접촉은 별로 의미를 두지 않았습니다. 전학생이 무슨 아이들과 친하게 지냈을지라고 생각을 했는데.

밥도 잘 먹지 못하는 11살 아들,
자가격리가 시작되었습니다. 아들이 아프기 시작했는데 남편과 저도 바빠졌습니다.

나의 진단키트는 한 줄, 나 너무 아픈데...

2022년 3월 9일(수), 대통령 선거날

왜 결과가 오지 않을까?
전날 16시가 넘어서 PCR을 받다보니 뒷날 바로 결과가 나오지 않습니다.
결과가 나오지 않아서 콜*원 파란색 기침약을 샀습니다. 감기약을 먹고 결과가 나올 때까지 기다려야지 조금 덜 아플 것 같으니깐요.

아픈 아들에 대해서 지인들이 전화를 왔습니다.
아들이 아픈 것을 떠나서 아들보다 제가 더 아파오기 시작했습니다.
남편은 자주 아프다고 하는 저를 보고 지병이라며 그날이니깐 아픈 것이라고 했습니다. 누군가에게 맞은 것처럼 몸이 아프고 한기가 느껴졌습니다. 약간의 미열과 함께 목이 부어서 침을 넘길 때 더욱 아파왔습니다.
에고고. 아들 병간호하려다가 엄마가 더 아프겠다.

아들의 PCR 결과는 나오지 않고 엄마는 너무 아파서 남편이 온종일 밥을 했습니다. 왜 진단키트는 한 줄인거야.

집 앞의 코로나 확진 지원물품

2022년 3월 10일(목), 8시 44분

아들의 PCR 결과가 나오지 않아서 계속 기다리다가 선별진료소로 전화를 했습니다.
"조금만 더 기다리시면 카톡이나 문자로 전송이 됩니다."
그 말이 있은 후 얼마 뒤

"양성입니다."
PCR 검사 결과 코로나 확진이 된 아들.

아들의 코로나 확진으로 저는 출근중지가 되었습니다. 몸 상태가 좋지 않아 2차 백신까지 맞고 3차를 맞지 못했습니다. 3일 내에 동거인 모두 PCR 검사를 해야 한다기에 잠깐 출근을 했던 남편을 기다려 함께 선별진료소로 가서 PCR 검사를 받기로 했습니다.

선별진료소에서 기초역학조사서를 쓰다.

10시 선별진료소 도착!
왜 이렇게 사람이 많은 건지.
조사서를 작성하고 줄을 섰습니다.

PCR 대기줄, 2시간만에 받은 PCR

대기줄이 길다보니 PCR 검사를 받기까지 2시간이 걸렸습니다. 12시가 되어야지 PCR 검사를 받을 수 있었습니다.

 

실외에서 줄을 서다가 더 아프겠다. 생애 첫 PCR 검사를 받았습니다. PCR 검사를 아이들이 왜 두려워했는지 이해가 되었습니다.

그 사이에도 많은 일을 했답니다.
보건소에서 비대면으로 재택치료를 받기 원한다면 희망병원을 알려주라고 하셨습니다. 저희는 저희가 잘 가는 병원 한 곳을 지정해 드렸습니다. 그랬더니 그 병원 원장님께서 전화가 오셔서 아이의 상태를 물으셨습니다.

"목이 붓고 10분마다 기침을 해요. 또 가래가 나와요."
"약은 어느 병원에 맡겨둘까요?"
"병원 옆 약국으로 해 주세요."
"혹 항생제가 잘 맞지 않으면 다시 진료를 봐 주세요."

의사선생님이 처방해준 약을 찾으러 약국에 가서 약을 받아왔습니다. 약값을 물어보니 약값도 없다고 합니다.

약을 먹고 나니 힘이 없던 아이가 생기가 돌기 시작했습니다. 다행이네요. 아이가 아플 때 제가 아픈 것이 낫겠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코로나 확진이 되어서 아픠다면 꼭 비대면으로 병원에 전화해서 증상을 이야기하고 증상에 맞는 약을 받으시기 바랍니다. 코로나마다 증상이 조금씩 달라서 종합감기약으로는 한계가 있는 것 같습니다.

코로나 확진 지원용품 구성

코로나 확진이 되니 군청에서 지원용품도 집으로 배달이 되었습니다. 세상에. 광천김, 오뚜기 컵밥, 바나나우유,카스타드, 신라면, 짜파게티, 3분 짜장, 3분 카레, 3분 미트볼까지.

아이는 조금씩 나아가는 반면 저는 너무 많이 아픈 날이었습니다.
2시간 서서 떨고 왔더니 오한이 생기면서 온도 조절이 되지 않았습니다. 추웠다가 더웠다가를 반복했습니다. 더구나 부은 목이 더 아파왔습니다. 온 몸이 두들겨 맞은 것처럼 아팠습니다.

저녁은 아픈 아들보다 먹지 못하고 통닭을 멀리서 보기만 했습니다. 치느님도 눈에 들어오지 않다니.
아파서 외손주가 걱정이 되어서 전화를 한 친정엄마에게 딸이 아프다고 투정을 했습니다. 엄마, 나 몸이 너무 아파.

잠은 자도 컨디션이 나아지지 않습니다. 두통까지 생겨서 타이레놀을 먹었습니다.

2022년 3월 11일(금), 9시 28분

저는 군청에서 PCR 결과를 알려주는 카톡이 왔습니다.
"귀하는 코로나바이러스감영증-19로 확진이 되셨습니다. 감염병예방법 제41조 및 제43조에 따른 격리 대상임을 통지합니다."

"오빠, 나 확진되었어."
"자꾸 아프다길래 확진일 줄 알았어."
"오빠 결과도 한 번 봐."

"어?"
"왜"
"나도 확진이래."
"뭐? 오빠는 아무 증상도 없는데 왜 확진이야?"

저는 몸이 너무 아팠으니깐 코로나 확진이라는 것이 인정이 되는데. 아무 증상이 없는, 무증상인 남편이 확진이라는 것은 믿어지지가 않습니다. PCR을 하지 않았다면 몰랐을 남편이랍니다.

세상에. 이렇게 억울할 수가.
아무리 코로나 증상이 사람에 따라 다르다지만 저는 엄청 아픈데 하나도 아프지 않는 사람도 있다니.

저는 비대면으로 진료를 받고 약을 먹기 시작했습니다. 약을 먹으니 약빨로 인해 약을 먹고 난 후에는 많이 아프지 않습니다.

"오빠, 오빠는 비대면 진료 안 받아?"
"아픈데도 없는데 무슨 진료야?"

남편은 의사 처방도 없이 자가격리만 하고 있네요. 나는 인후통과 몸살과 씨름을 하고 있고 아들은 기침과 전쟁을 하고 있는데...... 옆에서 홍삼엑기스만 열심히 챙겨 먹고 있는 남편.

2022년 3월 12일(토), 8시 20분

"빨리 PCR 검사를 가렴."

집에서 딸아이만 음성이 나왔습니다. 그래서 더 불안해서 2일만에 다시 PCR검사를 하러 갔습니다. 늦게 가면 오래 기다려야 하기에 9시 이전에 집을 나서서 선별진료를 갔습니다. 빨리 갔다고 생각을 했는데 벌써 앞에 6명이 있었다고 합니다. 요즘 코로나 PCR 검사를 많이 하다보니 기다리는 시간도 엄청나답니다.

약에 취해서 자고 밥 시간이 되면 일어나서 먹고를 반복하며 자가격리를 하고 있답니다.

바깥의 날씨가 겨울인지 봄인지도 알지 못하고 집에서 텔레비전을 보며 세상과 소통하고 폰으로 다른 사람들과 이야기를 나누며 지내고 있답니다.

내일 딸의 결과가 궁금합니다. 딸이 월요일날 학교를 갈 수 있을지. 딸은 음성으로 잘 끝났으면 좋겠는데. 한 집에서 자가격리 중이라 더욱 무섭습니다. 그렇다고 바이러스를 가지고 학교에 등교를 하는 것도 불안합니다.

차라리 가족 모두 아플 때 같이 아파서 잘 이겨냈으면 좋겠습니다. 잠복기가 있어서 늦게 나타나는 것이 더 걱정이 많이 될 것 같습니다.

월요일이면 자가격리가 끝나고 화요일이면 아들의 등교가 시작됩니다. 빨리 기침이 멈췄으면 좋겠는데 기침이 잘 잡히지가 않습니다.

 

2022년 3월 13일(일), 9시 20분

 

딸아이의 결과가 나왔어요. 딸아이도 양성.

결국 같은 집에서 머물던 딸아이까지 양성이 되었습니다. 

코로나 확진!

그렇게 조심했었는데...... 아들의 확진 이후로 저와 남편에 이어서 딸아이까지 확진이 되었습니다. 가족 한 명이 확진이 되면 같이 생활하는 가족은 확진이 될 가능성이 엄청 높아지네요.

그래도 모두 확진이 되어서 자가격리 중이고, 격리가 끝나면 일상으로 회복을 할 수 있어서 다행입니다.

 

확진으로 집에 있는 동안, 약도 꼬박꼬박 잘 먹고 컨디션을 회복하려고 노력하고 있답니다.

 

코로나 확진을 받기 전 2일간 너무 아팠습니다. 지금도 목소리가 변해있고 콧물도 훌쩍입니다.

봄이 왔다는 것도 못 느끼고 집에서 격리 중에 있답니다.

 

코로나 걸리지 않게 모두 조심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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