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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학년 4인방의 한자능력 검증시험 도전에 대한 교단일기입니다.
"1학년은 한자능력검증시험 안 쳐도 돼요."
첫 입학, 1학년 4명 중 3명이 한글을 잘 몰랐다. 1학년 교육과정상 당연한 것이다. 한글 교육이 강조되고 있고 아무것도 알지 않아도 학교에서 다 가르쳐주도록 하는 것이다.
1학기 동안 열심히 한글 공부를 했다. 한글교육 강화를 우리는 몸소 실천하고 있었다. 그렇지만 2학기가 되어서 읽기는 가능해졌으나 아직 쓰기는 몇 낱말은 어려운 단계였다.
그런 우리 반 아이들이기 때문에 한자자격증을 따지 않아도 된다고 주변 선생님들께서 이야기를 했다. 유치원도 자격증 시험을 친다고 하던데.
고민이 되었다. 어떻게 할지.
뭐 떨어지는 것이 별거야?
"우리도 한 번 해 볼게요."
9월 한자 8급 시험을 2달 남기고 4명의 아이들 모두 도전을 해 보기로 했다.
우리 반 아이들은 책도 없어서 2학년 아이의 책을 복사해서 나만의 자료를 만들었다. 업무담당자가 우리 1학년은 어려울 것이라며 책을 사주지 않았다. 8급 한자를 아이들이 따라 쓸 수 있도록 하였다.
한글을 쓸 수 있도록 한자 8급의 한글 쓰기 공부부터 시작을 하였다. 가르치는 나도 반신반의했다. 자격증을 획득하여 합격을 할 수 있을까? 몇 명이나 합격을 할까?
다른 곳은 유치원 원아도 한자 8급을 따는데. 우리도 할 수 있을 거야.
학교에서 아이들을 상대로 한자급수 자격증을 따게 한 것은 네 번째이다. 주로 작은 학교에서 한자 자격증을 많이 시킨다. 내가 근무했던 도마초, 남해초, 칠곡초가 그러했다.
아이들에게는 자격증을 따는 기회를 주는 것은 참 좋은 일이다. 다만 자격증을 대비해서 한자 공부를 시키는 일이 또 교사의 업무가 되기도 한다. 아이들이 한자를 얼마나 외웠는지 매일 체크를 해 주어야 한다. 더구나 1학년일 경우 하나하나 쓰는 획순까지 가르쳤다.
한 달, 두 달 매일 아침활동으로 한자 쓰기를 했다.
사실 많이 힘이 들었다. 한자 8급의 한글을 공부하고, 한자를 외우는 것이 쉬운 과정이 아니었다. 9월 동안은 합격을 할 수 있을까 의심이 되었다. 무모한 도전은 아니었을까?
한자 따라쓰기가 끝난 후 한자를 보여주고 음과 뜻을 적으라고 하였다.
처음에는 빈 칸이 많았던 음과 뜻이 시간이 지날수록 꽉 채워져가고 나중에는 모두 다 쓸 수 있게 되었다.
일주일에 한 번씩 우리 아들이 합격을 할 수 있겠냐는 학생 아버지의 전화를 받으며 되는 데까지는 해보자고 했다. 아마 그 아버지도 아이와 집에서 한자 공부를 하면서 처음에 아이가 한자가 외워지지 않는 것에 고민이 되었을 것이라 본다.
10월이 되자 50글자를 다 외운 아이들이 나오기 시작했다. 희망이 보이기 시작했다.
정말 열심히 시킨 보람이 나오기 시작을 했다.
10월 말부터는 8급 한자급수 예비 시험지를 풀기 시작했다. 문제를 이해 못 하던 아이들이 점점 맞기 시작했다. 정말 놀라운 일이었다. 문제를 스스로 이해하고 답을 찾아가기 시작했다.
안 된다고 시작도 하지 않았다면?
한자급수시험 이후 아이들의 자존감이 올라가는 시간이 되었다. 받아쓰기 점수가 낮았던 아이들이 100점을 못 맞았다며 화를 내기 시작했다. 우리가 언제 100점에 그렇게 목숨을 걸었던가? 학습 자존감이 올라간 아이들이 다 맞는 것에 익숙해져 갔다.
2021년. 교직경력 17년 차. 1학년 선생님은 5번.
올해 아이들은 처음에는 힘들었으나 가장 보람이 있는 한 해였다. 알아가는 즐거움, 가르치는 보람이 있었다. 아이들이 한글을 알아가는 모습을 보면서 덩달아 흐뭇해졌다.
더구나 한자 자격증까지 따는 것을 보면서 뿌듯했다.
그래, 안 된다고 하기도 전에 포기를 하지 말고 도전을 해 보자. 열심히 하는 노력하는 시간의 힘으로 안 되는 일도 되게 할 것이라고 본다.
2021년 부림초등학교봉수분교장 1학년 4인방!
학교 아이들에게 욕심을 많이 부리는 선생님 밑에서 너무 고생이 많았어. 항상 많은 교육활동을 하는 선생님 밑에서 잘해주었으니깐 어떤 선생님을 만나도 열심히 잘할 것이라 믿어.
<한국평생교육평가원 한자급수 kp자격검증 8급 한자 쓰기 정리 자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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